📑 목차
또 한 해를 버텼다. 2025년 한화 이글스의 시즌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화려함이나 아쉬움보다는 ‘익숙함’에 가깝다.
팬들은 이미 수년째 비슷한 계절을 보내왔고, 시즌 초의 기대와 여름의 체념, 그리고 가을의 정리까지 이어지는 흐름 또한 낯설지 않았다. 그렇기에 2025년은 새로움보다는 누적된 시간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진 해였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시즌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한화 이글스는 오랜 기간 리빌딩이라는 단어와 함께 언급돼 왔다. 하지만 리빌딩이라는 말은 너무 쉽게 쓰이고, 동시에 너무 쉽게 소비된다. 실제로 리빌딩의 과정은 팬이 체감하기에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며, 성적이라는 보상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공허하게 느껴지기 쉽다.
2025년 역시 그런 시즌이었다. 눈에 띄는 순위 상승도 없었고, 리그 판도를 흔드는 장면도 드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즌을 단순한 반복으로만 치부하기에는, 팀 안팎에서 감지된 변화들이 분명히 존재했다.
2025년의 한화는 ‘이겨야만 하는 팀’이기보다 ‘버텨야 하는 팀’에 가까웠다. 이 표현은 결코 패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말이 아니다. 오히려 구단과 선수단이 현재 자신의 위치를 비교적 냉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의미에 가깝다. 무리한 승부수 대신,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하고, 당장의 결과보다 과정과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선택은 팬들에게 또 한 번의 인내를 요구했지만, 동시에 이전보다 일관된 방향성을 보여줬다.
내가 작성한 이글은 2025년 한화 이글스의 시즌을 미화하거나 감싸기 위한 기록이 아니다. 오히려 이 팀이 무엇을 견뎌냈고, 무엇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가능성이 남아 있는지를 솔직하게 돌아보기 위한 정리다.
성적표 뒤에 가려진 과정과 선택을 차분히 되짚어보는 것, 그것이 2025년 한화를 이해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1. 성적표보다 과정, 순위가 말해주지 않는 시즌의 의미
2025년 한화 이글스의 최종 순위는 팬들을 웃게 만들지는 못했다. 시즌 내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연승보다는 연패가 더 익숙한 흐름이었다. 그러나 단순한 순위표만으로 이 시즌을 평가하는 것은 한화의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졌는지, 그리고 같은 패배 속에서도 무엇이 달라졌는지다.
2025년 한화는 예전처럼 초반부터 무너지는 경기보다는, 접전 끝에 아쉽게 놓치는 경기가 늘어났다. 이는 전력 차이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최소한 경기 운영의 기본 틀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시즌 중반 이후에는 특정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모습도 줄어들었고, 경기 후반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장면이 늘어났다.
이런 변화는 순위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팀 내부에서는 분명한 데이터로 남았다. 어떤 상황에서 실점이 집중되는지, 어떤 패턴에서 득점이 막히는지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졌고, 이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2025년 한화의 성적은 낮았지만, 과정만 놓고 보면 완전히 제자리걸음은 아니었다.
2. 마운드의 현실과 희망, 무너짐 속에서 찾은 가능성
2025년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는 여전히 험난했다. 선발과 불펜 모두 리그 상위권과 비교하면 안정감이 부족했고, 실점이 한 번에 몰리는 경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마운드를 과거와 동일한 잣대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유는 분명하다. 2025년은 한화가 젊은 투수들에게 본격적으로 책임을 맡긴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젊은 선발 투수들은 시즌 내내 기복을 보였지만, 일정 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타자들을 직접 상대하는 경험을 쌓았다. 이는 당장의 평균자책점보다 훨씬 중요한 자산이다. 불펜 역시 완성도는 부족했지만, 특정 투수에게만 과부하가 걸리는 구조에서는 조금씩 벗어났다. 경기 후반 무너지는 빈도는 여전히 존재했지만, 이전처럼 무기력하게 흐름을 내주는 모습은 줄어들었다.
2025년 한화 마운드는 아직 결과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어떤 투수가 로테이션에 남아야 하고, 어떤 유형의 보강이 필요한지에 대한 기준은 비교적 명확해졌다. 이 점에서 보면, 이 시즌은 실패라기보다 준비 과정에 가까웠다.
3. 타선의 답답함, 그러나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한화 이글스의 2025년 타선은 팬들에게 가장 많은 답답함을 안긴 요소였다. 득점권 찬스에서 흐름이 끊기는 장면이 반복됐고, 한 번 침묵하면 경기 전체가 어려워지는 패턴도 자주 나타났다. 중심 타선의 파괴력은 제한적이었고, 하위 타선의 출루 역시 꾸준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타선이 완전히 정체돼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즌을 거치며 일부 젊은 타자들은 이전보다 적극적인 스윙과 상황 인식을 보여줬고, 특정 경기에서는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끈질긴 타석도 늘어났다. 비록 장기적인 득점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공격 접근 방식에서의 변화는 분명 존재했다.
2025년 타선은 결과보다 과정을 보는 시선이 필요한 시즌이었다. 당장의 홈런이나 타율보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경쟁력을 보였는지가 더 중요했다. 이는 다음 시즌 타선 재편과 보강 전략을 세우는 데 핵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4. 리빌딩의 무게, FA와 선수 운용이 보여준 선택
2025년 한화 이글스의 FA 전략과 선수 운용은 철저히 리빌딩 중심이었다. 대형 계약으로 분위기를 바꾸기보다는, 내부 자원을 확인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선택은 단기적으로는 성적 하락을 감수해야 했지만, 방향성만큼은 분명했다.
선수 기용에서도 과거처럼 이름값 위주의 운영보다는, 컨디션과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선택이 늘어났다. 이는 때로는 팬들의 불만으로 이어졌지만, 장기적인 팀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2025년은 한화가 “지금 당장 이기기 위한 팀”이 아니라 “이길 수 있는 팀으로 가는 중”임을 스스로 인정한 시즌이었다.
결론. 버텼기에 남은 것들, 그리고 다음을 향해
2025년 한화 이글스의 시즌은 분명 많은 팬들에게 또 하나의 긴 해로 기억될 것이다. 순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경기 내용 역시 매번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러나 이 시즌을 단순한 실패로 정리해버린다면, 한화가 감내한 시간의 의미와 그 안에서 축적된 변화들을 함께 지워버리게 된다. 2025년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긴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한화가 더 이상 방향을 잃은 팀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약점은 분명했고, 전력 차이 역시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어떤 선택이 반복적으로 문제를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은 이전보다 훨씬 명확해졌다. 이는 단순한 체감이 아니라, 시즌 전체를 통해 쌓인 경험과 데이터에서 비롯된 변화다.
또한 2025년은 한화가 젊은 선수들에게 책임을 맡기는 데 있어 한 발 더 나아간 시즌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회를 부여했고, 그 과정에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이는 당장의 성적과는 별개로, 팀이 다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다. 버틴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2025년의 한화는 흔들리면서도 멈추지는 않았다.
물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마운드의 안정감은 아직 멀었고, 타선의 응집력 역시 리그 평균에 도달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결정적인 순간을 바꿀 수 있는 힘, 흐름을 뒤집는 경험도 부족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문제들이 이제는 추상적인 불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출발선으로서 매우 중요한 변화다.
결국 2025년 한화 이글스는 또 한 해를 버텼다. 그 말 속에는 아쉬움도 담겨 있고, 동시에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이 시간이 헛되지 않으려면, 2025년을 지나온 이유가 다음 시즌의 선택으로 증명돼야 한다. 한화 이글스의 진짜 변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소한, 그 변화가 어디서부터 시작돼야 하는지는 이제 분명해졌다.
'KBO'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부산은 여전히 응원했다, 2025 롯데 자이언츠 (0) | 2025.12.29 |
|---|---|
| 눈물과 환호가 교차한 한 해, 2025 기아 타이거즈 (0) | 2025.12.29 |
| 2025 삼성 라이온즈 시즌 총정리|반등의 가능성과 남은 과제 (0) | 2025.12.28 |
| 2025 시즌을 대비해 진행된 KBO 구단별 FA 계약 흐름 (0) | 2025.12.28 |
| KBO 운영의 핵심 포인트 7가지|프로야구가 굴러가는 진짜 이유 (0) | 2025.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