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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의 비시즌은 단순한 휴식 기간이 아니다. 선수는 이 시기에 한 시즌 동안 축적된 부하를 정리하고, 체력 기반을 재구축하며, 기술적 결점을 해체한 뒤 다시 조립하는 복합적인 과정을 거친다. 비시즌의 목표는 단순히 몸을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즌 중에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근본적 변화를 몸에 각인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팬들은 비시즌에 선수의 몸과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바뀌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본 글은 KBO 선수들이 비시즌 동안 실제로 겪는 체력·기술·심리·루틴 변화의 구조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선수는 이 시기에 자신의 몸을 가장 기초적인 상태로 되돌린 다음, 다시 자신에게 맞는 형태로 재구성한다. 그리고 이 변화는 다음 시즌의 초기 성적뿐 아니라, 시즌 전체의 부상 리스크·기술 유지력·기복 폭까지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여기서는 표면적 훈련 이야기 대신 선수 내부에서 벌어지는 근육 재정렬, 신경 패턴 재학습, 기술 루틴 재설계 같은 고급 메커니즘만 집중적으로 다룬다.

1. 비시즌 초반에 나타나는 ‘회복기 체력 곡선’의 실제 흐름
1) 근육 피로 잔재가 처음 2주 동안 사라지는 과정
비시즌이 시작되는 11~12월 초반, 선수의 몸에서는 한 시즌 동안 유지해 온 긴장도가 급격히 풀리면서 근육 잔여 긴장(Residual Tension) 이 천천히 빠져나간다. 이 과정에서 선수는 예상과 달리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느려지고 무거워지는 느낌’을 먼저 경험한다.
그 이유는 시즌 내내 긴장된 근육이 갑자기 이완되면 신경계의 반응 속도가 일시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2) 신경 반응 속도 감소 현상
선수는 이 시기 타격 연습을 거의 하지 않아도, 방망이를 휘둘러 보면 평소와 다른 감각을 경험한다. 손목 반응이 늦고, 타격 타이밍이 흐트러져 있으며, 투수라면 릴리스 타이밍이 불규칙하게 변한다.
이 현상은 신경계가 ‘긴 시즌 모드’에서 ‘기초 회복 모드’로 전환되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패턴이다.
3) 코어 지지력 하락
시즌 초반 만든 코어 지지력이 비시즌 초반에 10~15% 정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시기에는 근력 감소보다 지지력 안정성 하락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선수는 무리한 웨이트보다는 안정화 운동을 선호한다.
2. 비시즌 중반에 진행되는 ‘기초 체력 재구축 단계’
1) 근력 기반 다시 쌓기
비시즌 4~6주차에 선수의 훈련은 본격적으로 강해진다. 이때의 핵심은 ‘근육 크기 증가’가 아니라, 근육의 방향성과 반응각을 정교하게 재설계하는 과정이다.
타자라면 회전근의 반응각, 투수라면 견갑 움직임과 하체 연결 각도를 집중적으로 조정한다.
2) 파워 기반 다시 만들기
파워는 단순 근력의 총량이 아니라 근육이 얼마나 빠르게 힘을 전달하느냐로 정의되기 때문에, 비시즌 중반부터는 폭발성 중심 훈련이 추가된다.
예:
- 짧은 거리 스프린트
- 메디신볼 로테이션
- 하체 반응 드릴
- 점프-착지 루틴
이 훈련들은 감각·근력·신경 반응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에 선수의 기초 스피드를 다시 올린다.
3) 부상 부위 보정
비시즌은 부상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교정하는 시간이다.
선수는 시즌 중 통증을 참아가며 버티지만 비시즌에는 통증을 기준으로 루틴이 조정된다. 근막과 관절 가동 범위를 원래 수준보다 넓히고, 움직임 결함을 뿌리부터 수정한다.
3. 기술 해체와 재조립 과정 – ‘비시즌 기술 재정렬 단계’
1) 기술을 의도적으로 무너뜨리는 단계
비시즌 초중반에는 타자·투수 모두 일부러 기술을 깨뜨리는 작업을 한다.
타자 예시:
- 스윙 궤적을 의도적으로 넓게 혹은 얇게 만든다
- 타격 포인트를 앞·뒤 두 방향 모두에서 테스트한다
투수 예시:
- 릴리스 높낮이를 일부러 깨뜨려 감각 재배열
- 스텝 길이를 넓히거나 좁히며 균형점 찾기
기술이 완성되어 보이는 선수라도, 이 과정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실험하며 “시즌 중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을 다시 찾는다.
2) 신경 패턴 재학습
기술이 무너진 상태에서 선수는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타격·투구 감각을 다시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뇌는 기존 시즌 루틴을 지우고 새로운 패턴을 저장한다. 이 저장 과정이 성공하면 시즌 초반 기술 유지력이 강해진다.
3) 미세 루틴 조정
선수는 비시즌에
- 글러브 각도
- 배트 그립 압력
- 투구 전 호흡
- 투구 루틴 사이 시간
- 같은 미세 변수를 모두 조정한다.
- 이런 조정은 경기력 기복을 줄이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
4. 주력·민첩성·지구력의 차별화된 회복 패턴
1) 주력 회복
스프린트 속도는 비시즌 중반 이후부터 크게 상승한다.
근육 이완 → 장력 회복 → 폭발력 증가의 단계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2) 민첩성 회복
민첩성은 체지방 감소보다 신경 반응 훈련이 더 중요하다.
비시즌에는
- 사이드 스텝
- 반응 등속 훈련
- 시각·청각 자극 반응 훈련
- 이 강조된다.
3) 지구력 확보
지구력은 시즌 후반에 무너질 위험이 가장 크기 때문에, 비시즌에 장기 러닝과 인터벌 훈련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지구력이 올라가면 시즌 중 피로 누적 속도가 느려져 컨디션 유지력이 높아진다.
5. 비시즌 후반에 나타나는 ‘프리시즌 성능 곡선’의 형성
1) 기술 안정화 구간
비시즌 후반 1~2주 동안 선수의 기술은 급격히 안정되며 “시즌형 신경 패턴”으로 전환된다.
이 단계에서 코칭스태프는 기술 디테일을 강조하며 반복 루틴을 강화한다.
2) 경기 감각 복원
오프시즌 동안 사라졌던
- 타자 시야각
- 투수 타이밍 반응
- 수비 위치 판단
- 이 복원된다.
- 이 감각 복원 단계는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시즌 초반 성적을 크게 좌우한다.
3) 체력-기술 결합
비시즌 마지막 단계에서 체력과 기술이 처음으로 합쳐진다. 이 결합이 강한 선수일수록 시즌 초반 폭발적인 성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6.심리·루틴·생활 리듬이 변화하는 비시즌의 내면 구조
비시즌은 선수에게 단순히 몸을 쉬게 하는 시간이 아니라, 정신·생활·습관·집중력 전반이 다시 조정되는 시기다. 시즌 동안 선수는 매일 반복되는 경기 압박 속에서 일정한 루틴을 강제로 유지하지만, 비시즌에 들어서면 그 루틴이 잠시 해체되고, 선수는 자신의 ‘원래 리듬’을 회복하거나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한다.
이 과정은 외부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지만, 다음 시즌 성적을 극단적으로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아래에서는 비시즌 동안 선수의 심리와 생활 구조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는지 깊이 있게 설명한다.
1) 심리 안정 구간: 뇌가 ‘경기 모드’에서 벗어나 정상 리듬을 되찾는 단계
비시즌이 시작되면 선수의 뇌는 우선 ‘경기 생존 모드’에서 벗어난다. 시즌 중 뇌는 매일 경기 위험요소를 탐지하고, 판단 실수나 부진에 대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반복적으로 분비하며, 선수는 일반인보다 높은 긴장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게 된다.
비시즌 초반에 나타나는 심리적 안정은 단순히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뇌가 공격적 집중 상태에서 일반적 의사결정 상태로 내려오는 과정이다. 이 안정은 감정 변동을 줄이고, 선수의 일상적 사고·사회적 관계·수면 패턴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선수들이 이 시기에 “갑자기 멍해지는 느낌” 또는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는 뇌가 과부하 상태에서 회복기로 들어가면서 생기는 자연적 신경 반응이다. 이러한 안정 구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시즌 집중력이 유지되지 않고 경기 중 흥분·불안·피로 누적이 더 빠르게 발생한다.
2) 비시즌 중반에 진행되는 루틴 재정립 과정: 선수 몸에 맞는 새 규칙을 만드는 단계
시즌 중 루틴은 “경기를 오래 버티기 위한 최소 유지 루틴”이다. 그러나 비시즌 루틴은 목적이 다르다.
비시즌 루틴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가진다:
- 시즌 중 망가진 몸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루틴
- 새 기술을 받아들이기 쉽게 만드는 ‘신경 준비 루틴’
- 개인 생활 리듬을 선수에게 최적화된 형태로 다시 조정하는 루틴
예를 들어, 어떤 선수는 시즌 동안 허벅지 근육이 한쪽으로 쏠리는 문제가 생겼다면
비시즌 루틴에서
- 일어나자마자 5분 동안 골반 가동 운동
- 훈련 전 10분간 좌우 균형 스트레칭
- 저녁에 20분 회복 운동
- 같은 구체적 루틴을 강화한다.
또 비시즌에는 멘탈 루틴도 재설정된다.
몇몇 선수는 시즌 중 루틴이 ‘불안 회피용’으로 변질되어 오히려 부담이 되는데,
비시즌 코치는 이 루틴을 심리 안정 루틴 → 경기 준비 루틴으로 다시 구조화한다.
3) 생활 리듬 재조정: 선수 몸의 자연 주기를 되찾는 과정
시즌 동안 선수의 생활 리듬은 경기 일정에 의해 강제로 통제된다.
- 야간 경기
- 이동 거리
- 불규칙 회복
- 긴장 상태 유지
- 이런 패턴은 몸의 생체리듬을 계속 흔든다.
비시즌에 선수는
- 수면 시간이 규칙적으로 고정되고
- 식사 시간이 안정되고
- 훈련·휴식·여가 시간이 분배되며
- 몸의 24시간 생체주기(Circadian Rhythm) 가 정상 상태로 복구된다.
이 복구가 중요한 이유는, 생체리듬이 안정되어야
근육 회복 속도
통증 감소
호르몬 분비
집중력 유지
모두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비시즌에 생체리듬을 정확히 회복한 선수는 시즌 초반에 피로 누적이 거의 없고, 경기 집중도가 더 빨리 올라온다.
4) 가족·사회 관계 회복이 경기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비시즌에 많은 선수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감정적 안정감을 회복한다.
이 안정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선수의 ‘심리 에너지를 충전하는 과정’이다.
시즌 동안 선수는
- 원정 이동
- 늦은 훈련
- 경기 스트레스
- 때문에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이 줄어들기 쉽다.
비시즌에는 선수의 감정적 스트레스가 줄고, 사회적 관계가 회복되면서
멘탈 회복 → 신경 안정 → 기술 감각 회복이라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특히 투수처럼 집중도가 높은 포지션일수록, 감정 안정은 기술 안정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 시기의 회복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결론
KBO 선수의 비시즌은 단순 휴식이 아니라, 몸-기술-심리-루틴을 통째로 재편하는 기간이다.
이 시기에 발생하는
- 근육 긴장 해체
- 체력 기반 재구축
- 기술 재정렬
- 신경 패턴 재학습
- 집중력 복구
- 는 다음 시즌 경기력의 60% 이상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비시즌의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선수는 시즌 초반부터 안정적 성적을 내며, 시즌 전체 기복도 적다.
비시즌은 보이지 않지만, 시즌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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